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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는 회도 썰고, 관광버스는 차고에 - 코로나 직격탄에 관광업계 '된서리'

지난 24일 오전 충북 청주시 서원구의 한 전세버스 회사. 차고지에 45인승 버스 9대가 서 있었다. 회사 대표 임모(53)씨는 “학교 현장학습이나 통학, 공무원 출장·견학 등이 코로나 때문에 줄줄이 취소되면서 주중, 주말 할 것 없이 저렇게 차들이 서 있다”고 말했다.

17년째 전세버스 회사를 운영해온 임씨는 버스 24대를 보유한 중소 운송업체 사장이다. 버스 운전사 등 직원은 총 27명이다. 그동안 전세버스는 주중에는 학교 통학과 회사 통근용으로, 주말은 산악회나 동호회, 결혼식 등 행사용으로 운행됐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등교 중단과 각종 행사 취소, 여행객 수요 급감 등이 맞물리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임씨는 “주 수입원이던 통학과 체험행사, 수학여행, 지역 축제 등이 모조리 중단되면서 적자만 쌓이는 형편”이라며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매출이 80% 이상 줄어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 자체가 버겁다”고 했다. 그는 “그나마 청주 오창과 진천에 있는 제조업체와 통근버스 계약이 남아 부도위기는 넘겼지만 이마저도 한 곳은 이달 말에 계약이 만료돼 몇몇 운전기사는 내보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여행과 운수·숙박 등 관련 업종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올 들어 각종 행사나 통학·통근이 대부분 중단된 상황에서 최근 코로나19 재확산되면서 개점휴업 상태가 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잠시 주춤했던 지난 6월 이후 잠깐 회복세를 보였던 식당이나 카페같은 자영업보다 불황의 골이 깊다는 게 관련 업종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코로나19 때문에 폐업 위기에 놓인 대표적인 업종은 여행업이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분기마다 내놓는 전국 관광사업체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 기준 국내와 국외 여행사는 모두 2만1671곳으로 지난 1분기(1~3월) 2만2115곳에 비해 444곳이 줄었다. 코로나 확산이 시작된 1분기에 168개의 여행사가 폐업한 것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2.5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대형 여행사의 피해도 크지만 10인 이하 소규모 여행사가 직격탄을 맞았다.

불황이 장기화되자 자구책으로 연명하는 곳도 있다. 인천 주안역 근처에서 40여년간 여행사를 해온 나근옥(66) 유성여행사 대표는 최근 여행사 사무실을 유성여행 카페로 바꿨다. 여행사는 닫다시피 했지만 당장 나가는 임대료를 벌기 위해서다. 나 대표는 “1월부터 예약이 취소돼 10년 넘은 적금·보험을 깨며 겨우 버티다가 6월 말쯤 학교나 관공서에서 다시 문의 전화가 오기 시작했는데 또 다 취소됐다”고 했다.

이 여행사는 한국 단체 관광객의 동남아·일본 여행을 담당하는 아웃바운드 회사로 직원 3명, 매출이 수십억 원대 규모다. 나 대표는 “지난해 말 30~40명 단위의 단체 예약이 많이 들어와 올해 8월까지 꽉 찼었다”며 “직원을 더 뽑아야 하나 고민하던 중 코로나가 터지면서 예약금·위약금을 다 물어주고 계속 적자 상태”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5월부터 직원들 월급을 정부 고용유지지원금으로 충당해왔는데 이제는 4대 보험도 부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정부 지원이 내년 3월까지여서 그 이후엔 어떻게 해야 할지조차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천의 여행사 400여곳 중 절반이 문을 닫았는데 일부는 사무실에 배달 횟집을, 또 다른 곳은 잡화상을 차린 곳도 있다”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는 3~4개월 정도 힘들었지만, 지금은 앞이 보이질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숙박업도 고사 위기에 몰렸다. 경북 경주의 불국사에서 유스호스텔을 운영하는 박모(38)씨는 요즘 수학여행 취소 공문을 매일같이 받고 있다. 박씨는 “올해 25개 학교가 수학여행 예약을 했는데 대부분 연기했다 취소를 하고 있다”며 “결국 다 취소될 것 같다”고 했다. 박씨는 또 “세월호, 메르스, 경주와 포항 지진 등을 4년간 겪으면서 있는 직원들 다 내보내고 가족 4대가 모두 매달려 근근이 유지해왔는데, 이제는 지난 2개월간 전기세 400만원을 내라는 독촉장만 남았다”고 말했다.

유명관광지 주변 숙박업소는 단체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 자체를 주저하는 분위기다. 숙박을 문의하면서 ‘혹시 단체 관광이 있나요’라는 질문을 하는 손님이 많아져서다. 설악산과 인접해 가을철 단풍놀이 관광객이 많은 강원도 양양군의 한 호텔의 경우 현재 단체 관광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40년 동안 여행업에 종사한 나근옥 유성여행사 대표는 코로나19로 회사가 심각한 자금난에 빠지자 임대료를 내기 위해 사무실 한 쪽에 카페를 열었다. 여행사도 하고 있지만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문의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사진 유성여행카페]


코로나19 이전엔 단풍놀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 8월부터 관광버스 기사들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 등에서 홍보를 해왔다. 이 때문에 8월부터 문의가 이어지면서 단풍철인 10월까지 단체 관광객 등이 몰려 늘 객실 150실이 만실이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이 호텔 김모(34) 객실팀장은 “예약을 취소하는 건수도 예전보다 많이 늘었다”며 “코로나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하기도 힘들어지면서 ‘어렵더라도 단체 관광객은 받지 말자’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국 해수욕장도 올 여름 코로나19 때문에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이중 파라솔이나 튜브 대여 업체 등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여름 한 철 장사를 망쳤다. 코로나19 여파로 전국의 해수욕장이 일제히 조기에 폐장해서다. 이중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로 파라솔 갯수가 업체(전체 12개) 당 300여개에서 144개로 줄어들면서 피해가 컸다는 목소리가 업체들 사이에서 나온다. 파라솔 위탁업체를 운영하는 양모(58)씨는 “파라솔 업체는 해수욕장 개장 전에 대출을 받아 청소비 등을 선수납하고, 여름 장사로 번 돈으로 갚는 게 관행”이라며 “올해는 매출이 지난해 3분의 1 수준인 2000만원에 불과했는데 인건비로 2000만원을 주고 나니 구청에 선지불한 청소비 1200만원이 고스란히 빚으로 남게 됐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관광업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지만, 포스트 코로나에 맞게 변화를 꾀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강해상 동서대 관광학부 교수는 “가족 단위 ‘개별관광’이나 생활 주변을 여행하는 ‘생활속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틈새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현재 자치단체별로 관광기금이 조성된 곳이 거의 없는데 이번 기회에 코로나 같은 문제가 생겼을 때 이들에 대한 지원을 곧바로 할 수 있는 기금을 조성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고 말했다.

박근화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수석전문위원은 “코로나19 이후로는 국내 관광 활성화 쪽으로 방향을 맞춰서 콘텐트를 개발해야 한다”며 “해외사례를 보면 호텔에 로봇이 등장해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는데 공모나 기획을 통해 또다른 개념의 여행 패키지를 개발함으로써 코로나 이후 새로운 형태의 관광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https://news.v.daum.net/v/20200825180353305
HaB Korea.net HaB Korea.net (12,357 Point) · 2020-08-26 02:52 · Views 5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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